지난 2024년 8월부터 러닝을 취미 삼아 시작한 이후로, 회사에서도 마라톤을 출전하시는 분이 있고 해서 자연스럽게 마라톤은 어떤지 물어보기도 하고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관동지방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당연히 도쿄 마라톤에 얘기를 하던 중에 회사 동료분은 6번인가 7번 응모를 계속했는데도 추첨에서 모두 떨어졌다는..
마침 엔트리 기간이라서 나도 엔트리 했고, 결과는 낙선이었다.

그러면서도.. 세계 6대 마라톤 중 하나라 하니, 엑스포 구경이라도 갔다 왔다.
엑스포는 일반 참가로 누구든지 참관할 수 있다.


런너들은 배번을 들고 찍지만, 나는 낙선 이므로.. 안내 책자를 들고 한 컷 찍어 봤다.




아식스의 나라 일본. 도쿄마라톤 한정 신발, 티셔츠 등 다양한 물품을 한 자리에서 판매하고 있어 평소 눈여겨봤던 아이템이 있으면 겸사겸사 사도 좋을 것 같았다.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등 여러 브랜드들의 신발, 의류 디자인을 한곳에서 보면서 느낀 거지만, 아식스는 뭔가 둥글둥글한 귀여운 느낌? 을 가진 브랜드라는 인식이 다시 한번 생겨 버렸음.

브룩스 로고랑 신발 디자인을 좋아해서, 기웃기웃하다가 하이페리온 엘리트 4 PB를 신어 볼 수 있었는데, 최상위 레벨 카본화는 처음 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발목이 흔들흔들하는 느낌도 있고 살짝 뛰어보니 확실히 가볍고 반발력도 좋고 잘 나가는 느낌은 있었다. 타 브랜드와 같이 290을 신어 봤는데 딱 좋았음. 편안함.
카본화는 신어 본 게 처음이라 다른 브랜드의 카본화도 신어보고, 브룩스의 착화감을 복기시켜 비교해 봐야겠다.

시민 런너 영웅 가와우치 유키(川内優輝)상도 볼 수 있었다. 가민 모델.

어찌 됐든 아쉬움은 멀리하고, 내 갈길 가련다.. 하고 찾아본 대회는 미우라 국제 하프 마라톤.
처음부터 풀 마라톤은 겁이 나고, 오히려 잘 됐다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회날이 도쿄 마라톤과 같은 날이었다.
三浦国際市民マラソ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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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이 높고, 그 빈도도 꽤 많은 코스.. 첫 출전이라 얼마나 높고 어느 정도 대미지를 가져다 줄지 감은 없었다. 열심히 달리고, 오르막에선 페이스 낮춰서 부지런하게 달리자 라는 마음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대회 2~3주 전에 기념 티셔츠와 안내사항이 집으로 도착했다. 내가 배번을 받아보다니.. 지난여름부터 꾸준히 달려온 과정을 처음으로 대회에서 발휘해 본다는 생각에 너무 뿌듯하기도 하고 신나는 날이었다.



대회 전날은 레디샷 한 번 찍어본다. 신발은 아디다스 아디제로 보스턴 12.


대회 당일 아침, 아내랑 같이 1시간 넘게 전철 타고 도착한 미우라카이간(三浦海岸駅) 역. 지금 생각해도 나 혼자 뛰는데 따라와서 서포트해주고 기다려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야마토(大和), 요코하마(横浜) 역에서부터 대회 출전하는 많은 런너들이 전철에 올라탔고, 러닝화를 이미 모두 신은 채로 매우 간편하게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러닝화를 다른 별도 가방에 챙겨서 갔는데, 비 오는 날이 아니라면 신은 채로 간편하게 가는 것이 최고,라는 꿀팁을 몸소 배운 것 같다.


이날은 최고기온 20도까지 올라가는 날이었고, 역 앞에는 벚꽃이 이미 만개한 상황. 그로 인해 지역 꽃놀이 축제도 열려있어 매우 활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대회장은 넓은 모래 해변가에 준비되어 있었고, 사람들을 따라가니 도보 5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편의시설로는 탈의실, 짐 보관소, 화장실이 있었는데, 놀라운 건 화장실이 대변용 소변용 각각 거진 20대 넘게 준비되어 있었다. 마라톤 강국.
그래서 아무 탈없이 화장실도 해결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탈의실이 있었지만, 갑자기 기분이 업 되기도 하고, 이미 집에서 복장을 입고 긴바지와 외투를 입고 와서 사람이 적은 보도에서 바로 짐을 정리하고 탈의했다.
짐 맡기러 가자~



출발하기 전 주로에서 워밍업도 해보고, 스트레칭도 쭉쭉~~ 하니 어느새 출발시간이 다가왔고, 나의 첫 마라톤을 시작했다.


언덕길이 얼마나 많던지.. 또 왜 그리 깁니까.. 정말 숨이 꼴딱 넘어가다 죽는지 알았다. 하지만 신나게 달렸다.
피니쉬 후 이온음료 수혈 중.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 남긴 주로 셀카 한 장. 어깨에 소금기 보소.

완주 후 통증 부위를 기록해 보자면, 아래 부위들에서 통증이 발생했다.
1. 양쪽 발목 통증(특히 왼쪽)
유년기에 축구를 꽤 자주 하던 사람이었고, 왼발잡이였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평소 조깅을 할 때도 발목이 아픈 적은 없었고, 뭘 해도 결국 오른 다리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어려서부터 왼발잡이여서 뭘 해도 왼발은 강해져 있고 통증이 없으며, 반대로 오른 다리는 비교적 약하고, 항상 아프게 되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보강운동도 오른 다리를 조금 더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스를 뛰어보니 발목 통증은 왼발부터 찾아왔고, 이건 뭔가 싶었다. 물론 오른 발목도 후반으로 가니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발목 강화를 편차 없이 양쪽 다 열심히 해줘야 된다..라는 점을 알았고, 다른 보강 운동도 양발 모두 균형을 맞추고, 나의 근육 상태를 나의 생각만으로 단정 짓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2. 장요근, 허벅지 내전근
장요근 위치에 대한 그림을 보면, 근육이 여기 있는 거긴 한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뛰어보니 레이스 후반부가 될수록 아래 그림에 있는 부위가, 여기가 장요근이구나 하고 엄청 당기고 붓는 느낌이 확 와서 장요근 위치를 정확이 할 수 있었다. 처음 느껴 본 통증이다.
허벅지 내전근도 엄청 쓸린듯한 통증이 올라왔고 허벅지 내전근이 약하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었다.

3. 무릎 바깥쪽 뼈 하단 돌출부(정강이 뼈 상단부?)
장경인대는 허벅지뼈 외측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정강이뼈 상단부 외측에 뼈가 튀어나와 있고, 그 부분에 힘줄? 인대? 가 걸려서 틱틱 소리가 나는 등 통증이 있었다.
계단을 올라갈 때 힘이 들어가면서 통증이 있고, 이 부위는 하루 쉬고 조금 움직여주니 근육이 풀리면서 가라앉긴 했다. 통증을 발생시키는 원인? 트리거 요인을 연구해 봤는데, 발을 외측으로 회전시켜 정강이뼈를 외측으로 돌린 후 일어서면서 힘을 주면 통증이 트리거 되는 것 같다. 이건 어떻게 해야 되나 아직도 해결은 안 됐지만, 조금 더 찾아보고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위치는 아래 그림 표시한 부분이다.

무사 피니쉬 후, 보급품 받으러 가는 길. 보급 물품은 미우라 특산품 순 무, 무로 만든 단무지(다꽝), 에콰도르 산 바나나를 나눠준다. 다꽝과 바나나가 너무 맛있어서 두 번 받아먹었다. 야타이에는 톤지루(豚汁)도 팔고 있어서 아내와 한 그릇씩 사 먹었다.



기록과 등수 정보를 제공하진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완주했다는 즐거움으로 "완주" 무대에서 순 무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돌아오는 길엔 만원 전철을 서서 타고 온 아내도 나도 너무 지치고 힘들어졌다.. 그 핑게로 우린 요코하마 역에 들러 야키니쿠로 마무리를 했다. 역시 고생하고 먹는 건 다 맛있다.

앞으로도 즐거운 러닝 하면서 하프 그리고 풀 마라톤을 다시 도전할 것 같다. 너무 빠르게 뭔가 해보이고 싶어서 조바심 내는 요즘 이다..다치지 않게 내 몸을 잘 살피면서 길게 가야겠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런 사실을 알지만 늘 맘대로 잘 안되는 러닝 성장기 인 것 같다..
하지만 또 다시 마음을 부여잡고 천천히 길~게..즐길 수 있는 마라토너? 가 될 수 있게 단련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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